원유보다 더 시커먼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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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보다 더 시커먼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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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2007.12.8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최예용 부위원장.


재앙이다.
태안 앞바다 원유 유출 사고말이다. 시커먼 원유에 오염되고 파괴된 생태계는 완전치유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바다 위에 둥둥 떠다니는 기름을 걷어내고, 갯벌을 뒤덮은 기름을 닦아낸다 하더라도 오염과 파괴의 피해는 수십년간 계속될 것이다.

한순간에 삶과 생계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어쩌란 말인가. tv방송에서는 친절하게도 보상을 잘 받기 위해서는 피해사실과 평상시 소득 등을 증명할 수 자료를 확보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보상은 '돈'이지, 원상복구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인간들은 '돈'으로 보상이라도 받지만, 수많은 생태계의 생물들은 어쩌란 말인가.
온몸에 시커먼 원유를 뒤집어쓴채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뿔논병아리의 사진을 보고, 죄스럽지 않은 인간이 있을까.

석유종속문명에 길들여진 인간들의 욕망이야말로 원유보다 더 새까맣고 온갖 독성을 뿜어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당신은 알아야 한다.
석유는 무한하지 않다. 쓰면 없어지는 자원이다. 전문가들은 50년 안에 석유가 고갈될 것이라고 본다. 이미 몇년전에 석유생산은 정점에 이르렀고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 뿐인가. 원유를 파내는 것부터 수송, 정제, 소비되어 없어질 때까지 모든 과정에서 수많은 오염이 발생한다. 석유로부터 우리가 얻은 편리와 혜택은 돈을 주고 산 것이 아니라, 지구의 미래와 맞바꿔버린 것은 아닐까.

석유를 아껴쓰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석유 아닌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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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방송에서 방제작업에 동원된 사람들이 고무장화와 고무장갑 등을 착용하고 갯벌을 뒤덮은 원유를 퍼 담는 장면을 보았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 방독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원유에서 엄청난 유독물질들이 뿜어져나올텐데 정부는 방독마스크 지급도 안해주는건가? 오랜 시간 원유에 노출돼 있으면 몸이 버텨내기 어려울텐데 걱정이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유독물질 차단 장구를 갖추지 않은 국민들의 접근을 막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오히려 방제작업을 명분으로 마스크 하나 주지 않고 독가스실로 국민들을 내몰고 있는 꼴이다. 도대체 선진적인 구석을 찾아보기 어려운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