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여수까지
bicycle

두 바퀴로 여수까지

012345678910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27

2012년 여수엑스포 유치를 축하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고,
여수엑스포가 토건족들만의 돈잔치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혼자 몰래 담아서 페달링을 했습니다.ㅋㅋ

12월 23일 일요일 아침 7시 45분.
집을 나섭니다.
안개가 가득합니다. 전조등을 밝히고 달리는 자동차도 희미하게 보일 지경입니다.
모임장소인 광주천 음악분수대까지 가는 길에도 속도를 낼 수가 없습니다. 이건 뭐 앞이 보여야..... ㅎㅎ

음악분수대에 화순 라이딩팀 스캇님과 왕초보님, 턴테러블 그리고 여수 라이딩팀 설레인, 흐미야, 달빛잔차 이렇게 모였습니다. 엄청난 안개가 걱정이었지만, 길을 나섭니다.

고글 렌즈 안에는 김서림이, 바깥쪽에는 안개가 물방울로 맺힙니다. 한 손으로 뿌연 물방울들을 닦으면서 달립니다.

아슬아슬 너릿재 터널을 통과하고 화순 동복을 향해 국도변을 달립니다. 터널을 4개 정도 통과한 것 같습니다. 자동차가 지나가면 엄청난 굉음이 터널 안을 뒤집어놓습니다.

화순 고인돌 공원 부근에서 스캇님, 왕초보님과 헤어졌습니다. 갈등하던 턴테러블 결국 여수 라이딩팀에 합류하기로.... 잘못된 선택이었어... ㅎㅎㅎ

이 때부터는 그냥 달리는 겁니다. 미친 듯이 콧물 흩뿌리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다행히 안개가 거의 걷혔습니다.

오후 1시쯤 벌교읍에 도착하고, 점심을 먹었습니다. 아는 선배한테 물어서 맛좋은 백반집을 추천받았습니다. 국일식당. 맛있습니다. 백반이 소/중/대 세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우리는 가장 싼 걸로 골랐습니다. 5천원 내고 맛나게 먹었습니다.

여수에서 아스라다님이 순천까지 마중나오기로 했습니다. 순천을 향해 또 달립니다. 그런데 턴테러블이 많이 힘들어 합니다. 선두의 설레인과 흐미야는 한없이 멀어지고.... 그래도 턴테러블 끝까지 자기 페이스 유지하며 잘 달립니다.

순천부터는 바람이 엄청납니다. 사방에서 불어닥칩니다. 순천만에서 드디어 아스라다님과 만났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게 도착해서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돌을 던지시려면 턴테러블에게 몰아주시기를... ㅋㅋ

아스라다님의 안내로 여수까지 거침없이 페달링이 시작됩니다. 이 때부터는 환상적인 라이딩입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수없이 반복되는 죽음의 코스... 피똥 쌀 것처럼 힘들게 올라가면 바로 급 다운힐... 다운힐 끝남과 동시에 기가 막힌 급 업힐...

배가 고픕니다. 가던 중 길가에 무 하나가 떨어져 있습니다. 내려서 주워먹고 싶었습니다. 혼자 있었으면 아마 길가에 너부러져서 무 갉아먹고 있었을 겁니다. 정말 배고팠습니다.

드디어 여수 시내가 눈 앞에 쫙 펼쳐집니다. 여기서 턴테러블 거의 떡실신... 인도 위에 드러눕습니다. 마지막 힘을 다해 여수 시내로 진입합니다.

여수시 1청사 안에서 기다리고 계시던 여수회원님들을 만납니다. 시청 앞에서 기념 사진 찍습니다. 뼈해장국으로 저녁식사를 합니다. 살 것 같습니다.

여수 회원님들의 안내로 돌산공원과 오동도 라이딩을 합니다. 돌산공원 업힐은 정말... 할 말을 잃습니다. 짧지만 아주 굵직한 놈입니다. 결국 치욕스런 끌바를.... ^^;; 그나마 장불재로 단련된 설레인이 거침없는 댄싱으로 끝까지 주파하여 다행입니다. ㅎㅎㅎ 아래로 돌산대교의 야경이 보입니다. 설레인과 턴테러블은 사진 찍느라 바쁩니다.

단체 사진 찍고 바로 오동도로 갑니다. 오동도. 캄캄합니다. 바람은 무척 맵습니다. 전망대가 있다길래 짧지만 굵직한 업힐을 합니다. 그런데! 문을 닫았습니다. ㅠㅠ

사진 찍고 내려와서 버스터미널로 갑니다. 여수 시내는 업힐과 다운힐의 연속입니다. 아마도 평지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ㅎㅎ 예전에 여수 회원님들 광주 오셔서 너릿재 갔을 때 왜 두번씩이나 오르락내리락 했는지 이해가 됩니다.

여수회원님들 터미널까지 모두 배웅해주십니다. 아스라다님, 세네아빠님, 보기다님, 라그님, 프린스님 환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여수 관광 즐거웠습니다. 특히 익스트림한 라이딩을 위해서 업힐만 골라서 코스를 안내해주신 것 같아 깊이 감사드립니다.

광주 한번 꼭 오세요. 설레인이 답례로 장불재 왕복 10회 라이딩을 안내할 것입니다. 오실 땐 꼭 로드차 가져오세요. 장불재는 MTB보다 로드차가 제격입니다. 자갈들 속에 얇은 로드타이어가 박히는 느낌이 무척 부드럽다고 하더군요. ㅋㅋㅋ

모두 감사합니다.
설레인, 턴테러블, 흐미야 무사히 여수라이딩 다녀오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총 라이딩거리 : 약 167km
총 라이딩시간 : 약 8시간
평균속도 : 약 21km/h

설레인 1.75 로드 타이어
흐미야 스캇 로드차
턴테러블 1.95
달빛잔차 2.1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