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존중

나에겐 내가 판단하고 책임지고, 즐겨야 할 삶이 있듯이,
그 사람에게도 그러한 삶이 있다.
그러기 때문에 굳이 어느 한쪽의 희생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선택은 올바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각자의 삶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서로의 그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부득이 그것이 함께 있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말했는데, 혹자는 '그건 자유주의적이다'라고 반응한다.
하지만 그건 결코 자유주의적이지 않다.
자유주의적이라면 일종의 '내버려둠'이라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내 말은 각자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자유를 서로 존중한다는 뜻이다.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입장을 존중하고 지지하고 지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자유주의적'이라는 것은, 겉보기에 '존중'으로 비춰지지만 포기의 선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너는 너대로 살고, 나는 나대로 산다는 식.
진실한 존중은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자세이고, 그 선택이 실패했을 때조차 그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겠다는 연대의 의지이다.
우리는 흔히 '네 입장을 존중하지만'이라고 예의를 갖추면서도, 결국 상대방의 입장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다.
존중은 단순히 말할 자유를 주고, 충실히 청취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