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1, 2, 3


#1
일본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압승하여 54년만에 정권을 교체하게 되었다 한다. 자민당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비정규직이 확산되고 사회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일본의 현실에 비추어 보면, 민주당의 총선 압승은 일본 인민들의 변화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읽을 수 있다. 물론 일본 민주당이 내놓은 정책들이 땜질 처방에 가깝다는 지적도 많다. 여하간 미국에서 오바마의 당선도 그렇고,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 체제에 어떠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한국은? 세계는 신자유주의 이후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MB정권은 레이거노믹스의 흉내를 내는 것 같지만 실상은 6~70년대로 회귀하고 있는 기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가 바로 작은 이명박이라는 자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불행하게도 MB는 성공하게 될 것이다.

#2
8월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34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집이 주거수단이 아니라 재산증식 수단이 되고 있는 현실이 문제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현실 개선에는 그리 실용적이지 않다. 집 없는 사람들은 단순하게 집값이 떨어지기를 바라지만, 빚 내서 집을 장만한 사람들에게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은 청천벽력같은 소리다. 그들에게 집값은 무조건 올라야 한다. 노무현 정권이 부동산 시장을 잡으려다가 실패한 이유는 바로 이러한 구조도 한 몫 했을 것이다. 내집을 소유한 중산층들은 정치적으로는 노무현을 지지할 수 있지만, 집값을 안정시키려는 정책은 결코 지지해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주로 서울특별시와 수도권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여하간 거품이 영원했던 역사는 없다. 거품이 가라앉은 뒤의 참담한 현실은 결국 인민들의 몫이라는 사실도 명확하다.
은행은 가계에 돈을 빌려 주고, 가계는 집을 산다. 은행은 빌려준 돈에 대한 채권을 시장에서 거래한다. 끊임없이 파생상품이 등장하고, 결국 돈이 돈을 낳고, 누군가는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서로 윈윈하는 것만 같다. 그러다 한쪽 고리에서 문제가 터지면 연쇄적으로 빵빵 터지는 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부실로 촉발된 미국의 경제위기가 여실히 보여주듯.

#3
가을 기운이 느껴진다. 자전거를 타면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 여전히 땀이 나지만 여름에 흘리는 것과는 완연히 다르다. 끈적거림이 덜 하고, 바람이라도 불면 금새 땀이 증발하면서 쾌적함마저 느낀다. 광주천변에는 이미 코스모스가 피어 있다. 그래도 아직은 가을이 왔다고는 말하지 말자. 기다림이 길수록 반가움도 큰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