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 해바라기
diary

미스테리 해바라기


해만 바라본다고 해서 해바라기라던데, 여러분은 왜 해를 등지고 있는 것입니까?
살짝 비켜서 있는 것도 아니고 해를 완전히 등지고 있는 해바라기. 저무는 해라고 무시하나?

물어보니, 다 커서 그렇단다. 해바라기라고 해서 주야장천 해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란다. 어려서는 영양분이 많이 필요하니까 줄기가 해를 향하는 향일성이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생장이 어느정도 수준에 이르면 더이상 해를 바라보지 않는다.
그러니까 결국 꽃이 피면 더이상 해를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뜻.
얍삽하군. 사람들은 해바라기에 대해 일편단심의 순정 이미지로 생각하는데, 정작 해바라기께서는 필요할 때는  햇님만 바라보다가 필요가 다 하면 뻥 차신다 이거네. 그럴 줄 몰랐다.
아폴론을 사랑한 요정이 아폴론만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꽃이 되었다 해서 해바라기의 꽃말이 '그리움'이라더니, 착각이고 사기로구나.
이것 참 씁쓸하구만...


나락이 익어가는 논에서 발견한 미스테리 써클이다. 합성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