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 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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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책 2


작가 조정래.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한국 근현대사 공부는  32권의 소설을 읽는 것으로 시작한다는 게 나의 믿음이다. <태백산맥>은 대학시절 띄엄띄엄 읽었고, <아리랑>은 좀 사연이 있다.
감옥에 있을 때 <아리랑>이 읽고 싶어서, 같은 방에 있던 아저씨들을 꼬드겼다. 내가 있던 방은 '경제방'이라고 경제사범들이 수감된 방이었다. 돈 좀 만져본 사람들이다. 먹을 것도 넘쳐나서, 큰 바구니에 과자며, 달걀이며, 과일이며, 빵이며 하는 것들을 모아서 소년수 방에 넣어주기도 하였으니까. 뭐 돈 걱정은 안 하는 방이었다.
아저씨들을 살살 구슬려서 한명씩 돌아가며 <아리랑> 1권씩 구입하게 하고 돌려 읽었다. 10권까지 다 읽고 11권을 구입하게 해야 할 차례였다. 그런데 항소심 때문에 나는 안양교도소로 이송되었고, 11권과 12권을 읽지 못하고 말았다. 결국 나는 아직도 <아리랑> 11, 12권을 읽지 못했다.
<한강>은 2002년 처음 출판되었을 때 한권씩 사서 읽었다. 그 때 한겨레 공채 시험 준비를 하는 중이었는데, 한겨레 기자가 되려면 조정래 소설은 필독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던 것 같다.

내 책장에는 <태백산맥> 10권과 <한강> 10권이 꽂혀 있다. 내가 이송되지만 않았어도 <아리랑> 12권까지 완벽하게 소장할 수 있었을텐데 아쉬울 따름. ㅋㅋ

시사IN이 차린 출판사에서 조만간 조정래 소설 3부작에 대한 독자들의 질문과 조정래의 답변을 모은 책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시사IN 인턴기자 지원자들의 질문 87개와 조정래의 답변이 엮인다는데, 기대된다.
출간되면 일단 알라딘 보관함에 살포시 넣어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