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생태주의자

아무도 인정하지 않아도 좋을, 그런 쓸데없는 억지 결론을 내려보았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진보적인 사람은 바로 생태주의자라고. 웃기는 가정이지만, 사회주의자보다는 생태주의자가 더 많은 사회가 더 좋은 세상일 것이다. 물론 생태적인 사회주의자도 가능하고, 사회주의적 가치를 지지하는 생태주의자도 있을 수 있다.
나는 생태주의자가 아니지만, 한국사회에서 가장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할 세력은 단연 생태주의자들이라고 믿는다. 생태주의자는 단순한 환경보호론자가 아니다. 생태주의자는 근본적으로 인간 사이의 사회적 관계를 새롭게 재구성하는 사람들이며, 나아가 자연과의 관계에서 인간우월적인 사고를 배제할 줄 안다.
아메리카의 인디언 드와미쉬 족의 시애틀 추장은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땅을 사들이려는 미국의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적어도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은 대지가 인간에 속해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대지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한 핏줄이 하나의 가족을 연결하듯 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만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대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대지의 자식들에게도 일어난다. 생명의 천을 짠 것은 인간이 아니다. 인간은 단지 날실 한 오라기에 불과하다. 인간이 생명의 천에 행하는 모든 일들은 결국엔 스스로에게 행하는 것이다."
- <녹색 희망 : 아직도 생태주의자가 되길 주저하는 좌파 친구들에게>, 알랭 리피에츠 지음 中 -
이 글을 보고 공감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생태주의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평소 생활과 의식이 부끄러워졌다면, 생태주의자의 중요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는 믿음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