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좋은 대화

자신의 생각과 입장에 흔쾌히 동의해주는 사람들에게는 호감을 갖게 마련이다. 반면에 자신의 생각과 입장의 오류를 발견하여 정확하게 지적해주는 사람에게는 감정적 불편함을 느끼는 게 십상팔구다. 하지만 후자가 관계를 오래 지속하고 성숙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뜻한 미소를 띤 얼굴로 '니 말이 다 맞아'하는 사람은 고마운 사람이다. 그러나 사뭇 진지하고 걱정스런 얼굴로 '내 생각엔...'이라며 다른 생각을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매력적이고 존경할 만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라면 좋은 대화의 근사한 상대가 될 수 있다.
무슨 말을 해도 '응'과 '그래 맞아'만 반복해대는 사람과 시도 때도 없이(그러니까 눈치없이) '아니야'와 '넌 틀렸어'로 대화를 시작하는 사람은 비호감이다.
그렇다면 가장 매력 없는 사람은? 내가 무슨 말을 하든지 도무지 관심 없는 사람 또는 관심은 가지려고 하나 내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그리고 진지하게 내 말을 경청하는 예의와 인내심을 보이지만,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결국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할 시간을 기다린 것임이 명백해질 때, 대화할 마음이 싹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