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방송 중간 후기
opinion

개표방송 중간 후기


1.
진보신당은 아예 찾아볼 수도 없는 개표방송 따위 재미 없다. 당선 확실이라고 강운태 따위 인터뷰나 내보내고. 에잇. 그래도 MBC가 뭔가 노력은 한 것 같다. 그닥 재미는 없어도 최일구 아나운서가 개그도 하려고 하고 애쓴다. 1위와 2위 후보를 보여주는 화면에서 후보들이 권투 자세 취하는 거 좀 깬다. 나중에는 1위 후보가 주먹을 불끈 쥐는 포즈를 취하면 2위 후보가 박수 쳐주는 화면이더라. 아놔. 의도는 가상하나 쫌 유치함.

2.
아직 결과는 안 나왔지만, 대략 추세를 보면 중요한 코드 두 가지가 나온다. 경상도와 60대. 진보정당이든 민주개혁세력이든 이 두 코드를 어찌 하지 못하면, 곤란하겠구나 싶다. 이걸 단순히 지역주의 선거라는 둥, 한나라당에 속고 있다는 둥 하는 식으로 이해한다면 백만년이 지나도 해결 안될 것 같고. 이건 참 골치 꽤나 아픈 문제이긴 하다. 그렇다고 세월이 지나고 세대가 바뀌어야 하는 식으로 '시간이 답이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여하간 선거로 권력 잡겠다는 집단이라면, 경상도와 60대에 대한 답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난 몰라.

3.
유시민이 아니라 한명숙이 우세라니 좀 의외의 결과다. 아무래도 서울 사람들이 좀더 위기를 느낀 결과일까? 아니면 오세훈이 느끼하다는 걸 알아챈 서울시민이 많아진 결과일까? 그나저나 유시민 떨어지면 심상정의 사퇴는 어찌 되고, 한명숙이 당선되면 노회찬의 완주는 어떻게 평가받을까? 되게 복잡하네. 남의 정당 후보의 당락에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이 가카스럽긴 하다만. 솔직히 선거 끝나니까 진보신당은 이미 아웃 오브 안중이 되는 것 같긴 하다. 씁쓸하구만.
그리고 자칭 '민주개혁세력' 여러분께서는 선거 전에 남의 정당에 쳐들어와서 감놔라 배놔라 했으면, 선거 후에는 각자 자리에서 평가하고 반성하도록 하자. 제발 좀 남탓 하지 말고. 여러분이 그토록 혐오하는 명박의 지지율이 50%에서 왔다갔다 하는 현실을 분석해서 거기서 답을 찾아야지. 언제까지 선거 닥치면 표 계산에만 몰입할거냐. 유시민이 떨어지면, 김문수나 진보신당 탓할 게 아니라 여러분이 뭘 준비해야 하는지를 성찰하라는 거야.

4.
근데 이광재가 강원도지사 당선되면 이것도 '민주개혁세력'의 승리라고 할 수 있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 그러니까 좌희정 우광재의 이광재가 장하성 교수를 '빨갱이'라고 했다더만. 삼성 상대로 소액주주운동 펼치던 장하성 교수는 진보 쪽에선 그닥 먹어주는 사람도 아닌데, 삼성 소액주주운동 한다고 빨갱이라고 할 정도면 좀 심한거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를 보면 참여정부와 삼성의 끈끈한 관계가 언급돼 있고, 이광재가 역할을 해왔다는 말도 무성하다. 그냥 노무현 근처에만 있으면 다 '민주개혁세력'인건지 모르겠다.

5.
광주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2위를 하고 있다. 이건 또 뭔가 싶다. 민주당 일당독재 심판하자고 했더니, 강운태는 압도적 득표하고 2위는 한나라당? 광주가 먹고 살기 힘들긴 힘든갑다.

6.
근데 여론조사가 왜 모두 엉터리일까? 정말 모종의 정치적 개입이 있어서 그런가? 이럴 바엔 여론조사 금지하는 게 낫겠다. 가뜩이나 가난한 진보신당은 자체 여론조사도 못해보고 선거운동하는데. 이거 웬만큼 유의미한 결과 얻으려면 조그만 여론조사도 한번에 최소 몇천만원은 깨진다더만.

7.
진보신당도 안나오는데, 이만 잠이나 자야겠다. 유시민은 안될 것 같고, 한명숙은 정말정말 신승할 듯. 일부에서는 새벽 내내 노회찬이 사퇴했으면 이렇게 마음 안 졸였을텐데라고 남탓 하고 있으려나. 그것도 병이다 병.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