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성폭력의 본질은 권력관계

남자가 여자에게, 교사가 학생에게, 선배가 후배에게, 직장상사가 직원에게, 상관이 부하에게, 고참이 쫄병에게, 교사가 교생에게, 남자애인이 여자애인에게, 정치인이 연예인에게, 남편이 아내에게, 어른이 아이에게, 사장이 알바생에게, 군인이 민간인에게 저지르는 것이 성폭력이다. 그 반대의 경우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성폭력의 본질은 '성욕'이 아니라 권력관계 아래 벌어지는 '폭력'이기 때문이다. 
'참을 수 없는'(?) 성욕 때문에 성폭력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자신보다 약자이기 때문에(보복이나 처벌을 당할 가능성이 낮다고 믿기 때문에) 성폭력은 저질러질 수 있는 것이다. 성욕은 성폭력의 의도를 품게 만들 수는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데 결정적이지는 않다. 남자 신입사원이 여자부장에게 성욕을 품을 수는 있겠으나 성폭력을 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처럼. 물론 행동으로 저질러질 수도 있다. 남자와 여자라는 권력관계가 작동하므로.
('화학적 거세'처럼) 성욕에만 주목하는 성폭력 대응책은 관심을 끄는 데 효과적일지는 몰라도, 성폭력 예방에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
'성'폭력이 아니라 성'폭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