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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체벌 매뉴얼'을 수출하라

학교에 체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려면, 더불어서 군대에도, 감옥에도, 회사에도, 청와대에도, 사회 모든 영역에 체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야 한다. 폭행범을 체포해서 재판을 받게 하고 감옥살이 시키는 것보다는 곤장 몇대 때리고 돌려보내는 게 더 '인간적'이라는 주장도 해야 한다. 재벌 회장님들한테 쓸데없이 사회봉사 따위 시키지 말고, 추징금 따위 뜯어내지 말고, 엉덩이 까고 곤장을 때려야 한다고. 사람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어디에서나 '말로 안되는 놈'은 꼭 있으니까.
아이들은 어느 정도 미성숙한 면이 있고 판단과 결정에 오류의 가능성도 어른보다는 높을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고. 이런 아이들에게조차 교육이 아닌 체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려면, 다 큰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말로 안되는 놈'들은 더 강한 체벌이 필요한 거 아니겠냐.
체벌금지 했다고 당장 학교가 무너지는 것처럼 난리법석을 떠는 부류들(선봉은 조중동!)이 있다. 이 정도면 한국의 교육자들에 대한 중대한 모욕 아닌가? 그들의 주장이 맞다면, 지금까지 한국 공교육이 유지된 것은 아이들을 두들겨 팼기 때문이라는 거잖아. 체벌이 그렇게 중요한 요소였다면 체벌의 긍정적 교육효과에 대한 연구논문이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한 나라의 교육이 무너지지 않도록 떠받칠 정도로 위대한 체벌이라면, 원전 수출하듯이 '한국형 체벌 매뉴얼'이라도 개발해서 해외수출하라고 정부에 촉구해야 하지 않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