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즐거워
diary

요리는 즐거워


오늘 저녁엔 마음 먹고 요리해서 집밥.

냉동실에서 돌덩이가 되어버린 오징어(형수님께서 부모님 드시라고 사다줬다는데, 엄마가 나 해먹으라고 주신 것)가 생각나서 볶음 한번 해야지 하고 자전거 퇴근하면서 군침 흘리며 페달링. 집에 오자마자 오징어 꺼내서 물에 담궈놓고, 오징어는 금방 해동되니까. 일단 땀 범벅 몸을 씻고 나왔........으나. 씻고 나니 좀 귀찮음.

애초 당근도 사고 애호박도 사고 버섯도 사서 넣어야지 했으나 마트 가기 귀찮음. 에잇 그냥 있는 거나 막 넣고 하지 뭐. 마늘, 양파, 대파, 청양고추만 있으면 뭐 기본은 하는 거니까.

대파 송송 썰어서 팬에 기름 두르고 파기름 팔팔. 파기름만 제대로 내면 뭐 반은 먹고 들어가는 거.

오징어 넣고 볶다가 설탕 훌훌 털어주고, 고추장 대충 한숟가락, 다진마늘 얼려놓은 거 한토막, 간장도 병채로 대충 부어주고, 고춧가루 탈탈. 물 반컵 붓고 양파, 시금치 넣고 뒤적뒤적. 국물 자작자작할 때까지 끓이면 끝.

요리의 화룡점정은 플레이팅. 근사한 사각 접시에 담는다. 이 때 원형 오징어가 적절하게 보이도록 올려놓는 게 포인트. 마지막으로 참깨 솔솔. 당근을 넣었다면 좀더 이쁜 색깔이 나올텐데. 뭐 이 정도도 나쁘진 않다.

내가 만들었지만, 좀 맛있다. '맛있다 맛있다' 하면서 배불리 먹었다.....만 설거지는 피할 수 없다. ㅠㅠ

역시 즐거움의 뒤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르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