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포트
diary

모카포트

오랜만에 모카포트를 꺼냈다. 베트남 여행 다녀온 후배가 선물로 준 커피 마셔보려고. 이탈리아 가정집에 무조건 하나씩은 있다는 비알레띠 모카포트. 한국으로 치면 뚝배기 정도 될까. 간단히 커피 내려 마시기 좋다. 불 조절이 중요하므로 불 위에 올려놓고 자리를 비우면 안된다. 보일러의 물이 금방 끓으면서 커피가 추출되기 시작한다. 그러면 바로 불을 꺼야 한다. 물론 머신의 기압을 따라가지는 못해도 집안 가득 퍼지는 커피향도 좋고, 커피 맛도 나쁘진 않다. 크레마도 뭐 보기엔 비슷하게 생긴다.

그런데 베트남 커피는 원래 그런가. 참기름 향이 나는 것 같다. 비빔밥에 커피 넣을 것도 아니고 내 취향은 아닌 듯.

그래도 모처럼 모카포트를 꺼내게 해준 건 인정. 처음에 모카포트로 재미를 붙이고, 다음에 장만한 건 네덜란드 인벤텀사의 카페 인벤토다. 파드커피용 머신인데 편한 걸로 치면 최고. 파드커피라 커피 찌꺼기 처리도 필요 없고 커피 내릴 때마다 씻을 일도 없다. 그냥 홀더 꺼내서 파드커피 빼면 끝. 그런데 아무래도 기압이 약해서 좀 아쉽다. 파드커피 제품도 별로 없어서 선택 폭도 좁고.

그래서 들인 건 드롱기 ECO-310. 소음이 좀 거슬리지만 그만큼 기압도 쓸만 하고 커피 맛도 가장 낫다. 아침마다 출근 전에 커피 내려서 챙겨가는 습관을 만들어준 녀석이다. 커피도 바꿔가면서 가장 입맛에 맞는 걸 찾는 중이다. 지금까지는 아이리쉬 향이 가미된 커피가 가장 마음에 든다. '아이리쉬'만 들어가면 그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