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사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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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사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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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증심사까지 가는 라이딩은 시시하다.
그래서 오늘은 원효사(무등산 산장)를 목표로 삼았다.
엄청난 업힐 구간들이 있어서 가다가 정 힘들면 돌아오면 된다는 생각으로 잔차를 타고 집을 나섰다.
일단 시내를 관통해서 산수동에 도착.
산수5거리부터 업힐의 시작.
오늘 처음으로 앞 기어를 1단에 놓고 페달질을 했다.
무등산 전망대 휴게소까지 올라오니 숨이 턱까지 차 올랐다.
여기까지 오르막 경사도가 상당히 심한 편이다.
다행히(!) 여기만 지나면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그리고 4수원지를 지나면 다시 업힐~
갓길이 매우 좁아서 조금 위험하기도 했다. 일요일이라 차들이 많이 다녔다.
초반에 심하게 업힐을 타서 그런지 그 다음부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오늘 라이딩 하면서 죽을 고비를 3번 넘겼다.
먼저,
업힐 하면서 숨 차고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원효사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는 순간 엄청난 희열이 몰려오면서 기뻐 죽는 줄 알았다.
다운힐 하면서 엄청난 속도에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살짝만 삐끗하면 그대로 슝 날아가는 거다!!

그래도 무서워 죽는 것보다는 힘들어 죽는 게 조금 더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1. 헉헉 대며 한창 업힐 하는데, 도로에 웬 나무판이 떨어져 있었다. 가까이 접근하면서 보니까 나무판에 박힌 손가락만 한 못들이 하늘을 향해 솟아 있었다. 헉! 저거 주행중인 자동차가 밟고 펑크 나면 사고로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그래서 내가 잔차 세우고 도로가로 치웠다. 훌륭한 공동체 의식! 금속 덩어리에 갇혀서 시속 60km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사람들은 할 수 없는 고결한 행위! ㅎㅎ

#2. 원효사에서 내려오는 길 반대쪽 차선에서 두 명의 라이더가 올라오고 있었다. 인사를 할까 말까 갈등하다가, 결국 한손을 들어 보였다. 나를 본 그 분들도 반갑게 손을 흔들어주고... 괜히 입이 벌어지게 흐뭇했다. 이것 역시 매연을 뿜어대는 금속틀에 고립된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기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