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ycle

안전한 자출퇴

오늘 자출퇴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좀 있었다.
아침 자출길에는 도로 끝 차선에서 달리고 있는데 버스가 따라 붙었다.
그 차선은 버스전용차로였지만, 난 잔차를 타고 있어서 맨 끝 차선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내 딴에는 버스 주행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가능한 한 차선 바깥쪽으로 바짝 붙어서 주행했다.
어느새 버스 한 대가 뒤에 따라붙었고, 금새 교차로가 나오기 때문에 나는 그대로 주행했다.
빨간 불이라 어차피 멈춰야 하니까.
그런데 주행하면서 전방의 신호등을 보니까 파란불로 턱 바뀌는 게 아닌가.
순간 판단을 내려야 했다.
교차로에서 우회전 하여 횡단보도를 이용해 건널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직진 주행하여 차도로 건널 것인가.
이미 속도가 어느 정도 붙은 상태이고 교차로로 순식간에 진입했기 때문에 그냥 직진 주행했다.
교차로 지나서 바로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뒤에 따라붙은 버스가 내 옆으로 추월하여 버스정류장에 정차하는 것이다. 급히 브레이크를 잡아 감속을 하고, 후방을 살핀 뒤 버스 왼쪽으로 추월했다.
괜히 불안하여 바로 인도의 자전거도로로 올라와버렸다.
밤 자퇴길에는 자전거 도로로 샤방샤방 가고 있는데 내 주행방향의 측면에서 큰 도로로 진입하려는 자가용과 접촉할 뻔 했다.
내 잔차와 그 자가용이 거의 동시에 서로를 확인하여 사고는 없었지만, 거의 부딪힐 뻔 했다. 그 때 내 잔차의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부딪혔더라도 살짝 닿는 정도였겠지만.
하여간 일단 차머리부터 도로로 무섭게 들이대는 운전버릇은 나쁘다.
도로의 자동차에만 주의를 기울이지, 인도의 보행자나 자전거는 안중에도 없는 듯한 못된 버릇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 자가용 운전자의 반응이다.
사고가 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분명히 사고 직전 상황에까지 갔는데, 바로 앞에 있는 나를 전혀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다.
나는 순간 놀라서 브레이크를 잡으며 동시에 상황파악과 긴급대응을 위해 운전자의 시선을 살폈는데, 나와 전혀 눈을 맞추지 않는 것이다.
미안하다고 손이라도 한번 들어주든가, 아니면 먼저 지나가라고 손짓을 해주든가, 뭐 이런 반응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래야 내가 그냥 지나갈 것인지, 그 자가용을 먼저 보낼 것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내가 잔차 핸들을 조작하며 거의 스탠딩 자세로 4~5초간 쳐다봤는데, 완전 딴청을 부리는 거다. 모르는 척.
그래서 냅다 페달에 힘을 주고 그 자가용 앞으로 지나갔다.
누구의 잘못이든 간에 그런 일이 있으면 상대방에게 뭔가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당연한 일일텐데, 참 당황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