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

    매직 아워

    하루 중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언제일까?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해가 진 후 완전히 어두워지기 직전까지 시간대를 꼽을 사람이 가장 많을 것이다. 이 시간대를 '매직 아워'라고 한다.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1시간 안팎으로 짧은 시간대다.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는 야간촬영을 위한 최적의 시간대로 알려져 있다. 세상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시간대가 바로 매직 아워다. 이걸 제목으로 달고 나온 일본 영화 . 겁나게 웃긴다. 요즘 재미있는 영화를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마다 대답하기 참 궁색했는데, 요건 추천한다. 캔맥주 하나 까고, 오징어 질겅질겅 씹으면서 키득거리기에 딱인 영화다. 사토 코이치의 연기는 꽤나 능청스럽고, 의 츠마부키 사토시도 반갑다. 아야세 하루카도 조연으로 출연..

    노래방

    간만에 노래방에 갔다. 내가 김현식의 '사랑했어요'로 선빵을 날렸는데, A형이 역시 김현식의 '어둠 그 별빛'으로 맞불을 놓는다. 이에 질세라 다시 '사랑 사랑 사랑'으로 맞대응을 했는데, A형도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추억 만들기'를 선곡한다. 이게 무슨 김현식 노래 배틀도 아니고. ㅋ 이렇게 김현식 노래를 6곡 쯤 불렀나. 2시간 동안 고래고래 악을 질렀더니 목이 아프다. 피날레는 '청계천 8가'로 장식. 노래방에 가면 항상 곡명이 떠오르지 않아 선곡에 애를 먹는다. 노래책은 왜 곡명으로만 정렬되어 있나. 가수별로 정렬해 놓으면 원하는 곡 찾기가 훨씬 수월할텐데 말이지. 좋은 노래방에서는 리모콘으로 가수별 검색이 가능하다던데. 쩝. 주변에 음악 좀 아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소주 마시면..

    11월

    오늘 11월 13일. 나에게는 특별한 '11월 13일'의 기억이 있다. 1996년 11월 13일. 먼저 영원한 노동자의 벗 전태일의 기일이었다. 또 199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는 날이었다. 이 날 입시한파 때문에 꽤나 추웠다. 그리고 내가 1심 선고공판을 받는 날이기도 했다. 전태일의 기일에 선고를 받는다는 묘한 기분으로,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벌벌 떨며 호송버스에 올랐다. 법정에서 재판장은 판결이유를 설명하고 징역형을 선고하였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재판장의 입에서는 '그 집행을 *년간 유예한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잠시 멍 때렸다. 당연히 집에 가는 줄 알았고, 변호사도 그랬고, 같은 감방 아저씨들도 '원종이 좋겠네. 집에 가고' 그랬는데. 아침에 감방을 나오면서 아저씨들이 시키는대로 내가 ..

    푸바의 재탄생

    근사한 푸바 스킨을 찾았다. 설치하고 내가 원하는대로 환경설정 하느라 4대강 삽질을 방불케 하는 대형 삽질을 해야 했다. 그러나 완성된 결과물은 좀 흡족하다. 가히 재탄생이라 부를 만 함.ㅋ 배경그림은 신나게 구글링 해서 구한 거다. 점잖은 이미지를 몇 개 깔아보았으나, 아무래도 2% 부족한 느낌이었다. 커버플로우 위치상 아랫도리를 상당히 가리게 된 점이 아쉽긴 하나 꽤 오래 바꾸지 않고 쓸 것 같다. 이제 하드디스크도 500GB 2개를 쓰고, 컴퓨터는 얼마 전에 새로 조립하고, 모니터는 24인치 와이드로 장만하고, 스피커는 80년 전통을 자랑한다는 알텍 랜싱으로. 내 기억으로는 3번째 대대적인 시스템 업그레이드다. 덕분에 요즘 꽤나 쾌적한 시스템으로 많은 것을 즐긴다. 다만 5년 넘은 마우스가 말썽이다..

    9,541

    틈틈이, 시시때때, 수시로, 가끔, 어쩌다가, 시간을 내서, 모으고 정리한 음원 파일들이다. foobar를 플레이어로 사용하다보니까 태그 정리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날 잡고 하면 완전 노가다가 되기 때문에, 정말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조금씩 해치우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게 야금야금 해오던 것이 어느덧 저렇게 쌓였다. 되도록 mp3보다는 무손실음원 위주로 모았더니 용량도 많다. 그래도 여전히 나의 500GB 하드디스크는 축구장 만큼 넓다. 여기서 자신의 컴퓨터와 데이터를 복구시켜주는 대가로 500GB 하드디스크를 선뜻 사주신 최성욱 VJ에게 special thanks 하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저렇게 돈을 막 쓰다가는 장가 가기 힘들 것이라는 걱정이 전혀 없지는 않았으나, 500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