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한다

    맹세와 경례를 쫓아내보아요

    국기에 대한 경례와 맹세. 정말 오랫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악습이자 나쁜 제도이다. 아무런 감흥이나 의식도 없이 기계처럼 오른손을 왼쪽 가슴 위로 갖다대는 이 뻘쭘 액숀. 나는 군대 전역 이후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국가에 '충성'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기 때문. 나에게 한국은 별로 '충성'하고 싶지 않은 국가다. 설사 내가 국가에 '충성'한다 치더라도 그걸 왜 꼭 뻘쭘한 액숀을 취해서 공개적으로 표현해야 하는가! 근엄한 행사장에서 모두가 일어서서 엄숙하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 나는 멀뚱 멀뚱 서 있기만 했다. 그 때마다 상당한 쾌감을 느꼈다. 직장이나 기타 경직된(?) 단체에 소속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국기에 대한 경례 거부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