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차량

    긴급출동 소방차 앞에서 문자질 하는 운전자

    살다보면 열받는 장면을 맞닥뜨릴 때가 있다. 나의 이익이 직접 침해받은 것도 아니고, 나의 취향에 거슬리는 것도 아니며, 나를 귀찮게 구는 것도 아닌데도 화딱지 나는 일. 오늘 보도를 걷고 있는데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난다. 보니까 소방차가 사이렌을 쩌렁쩌렁 울리며 긴급 출동하는 중이다. 앞에 다른 차량들이 있어서 경적까지 울리며 앞으로 나가려고 애를 쓴다. 이럴 때 한국사회에서 아주 익숙한 풍경은 이렇다. 긴급차량이 가거나 말거나 대부분의 자동차는 여느 때처럼 제 갈길 고집한다. 교차로에서 자기 신호 떨어지면 기어이 진입하신다. 긴급차량이 오거나 말거나 이럴 땐 교통신호 꼬박꼬박 지켜주시는 센스. 이거 아주 고약한 짓이다. 누군가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을 수 있고, 누군가의 소중한 집이 불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