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나'라고 말하자

    나를 '나'라고 말한다는 것

    말은 사회적 산물이다. 그 사회의 구조와 통념이 반영되지 않은 말은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 군사독재정권은 '곧 전향할 것'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는 '미전향 장기수'를 고집했다. 이 말은 나중에 '비전향 장기수'로 바로 잡혔다. 결혼을 당위나 의무쯤으로 전제(이건 폭력!)해버리는 '미혼'이라는 말은 개인의 선택과 자유를 존중하는 '비혼'으로 바꿔 쓰인다. 불안정감을 주는 '편부모' 대신에 '하나로도 완전하다'는 의미의 '한부모'가 쓰인다. 당하기만 하고 약하다는 느낌을 주는 '피해자'는 폭력에 대항해 살아남은 적극적인 존재를 의미하는 '생존자'로 대체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대인관계에서 쓰이는 호칭도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호칭은 관계의 성격을 반영하고, 지위와 연령, 성별 등 위계와 힘의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