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남북정상의 극적인 만남

    9시15분부터 외래 TV 앞에 앉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박근혜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보다 관심이 덜 했고, 직원들은 광주 쌍촌동 무단횡단 교통사고 블박영상에 훨씬 더 관심이 많았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살지만 '정상회담 왜 하는거냐'고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고, 취재차 온 외신 기자는 남의 나라 정상들이 만나는 순간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는 유홍준 선생의 말이 이런 일에도 통하는건가. 그건 그렇고. 세상에는 수많은 만남이 있을테지만 이 만큼 세계가 주목하고, 또 지켜보는 이들을 울고 웃게 하는 극적인 만남도 없을 것 같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두손 맞잡고 환히 웃고 있는 사진이 1면 전면을 가득 채우는 파격적..

    군축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땅을 밟았다. 기대만큼 스펙터클은 없었지만,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는 이벤트도 나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의 평양 도착 성명 전문을 보면 '평화'라는 단어가 네 번 나온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입니다." 지당한 말이다. 대개 원론적인 말은 다 옳은 것들이다. 문제는 방법이다. 평화를 위한 가장 훌륭한 방법 중 하나는 '군축'이다. 군사력 증강으로 유지되는 평화는 위태로울 뿐만 아니라 정의롭지도 않다. 이것은 어떠한 관점이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에 가까운 말이다. 'Pax Romana'와 'Pax Britanica', 'Pax Americana'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Pax'는 대개 정복자의, 정복자를 위한, 정복자에 의한 평화이다. 지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