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단일화는 독이다.

    보수정당들의 '단일화' 의제를 득표에만 혈안이 된 그저 그런 짓거리로만 치부했는데, 정당정치를 황폐화하는 독이라는 점을 놓치고 있었다. 한국 정치사에 제대로 된 정당 정치가 있었는지 의문이지만, '단일화'는 정당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단일화가 정당 정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려면 합당이 전제되어야 한다. 상호간 정책의 일치를 인정하고 당을 합쳐 새 정당의 후보로 나서면 되는 것이다. 물론 합당이라는 형식적 조건이 그대로 진정성을 확보해주지는 않는다. 92년 김영삼에게 대통령 당선을 가져다 준 '3당 합당'이라는 역사를 떠올려보라. 그건 '합당'이 아니라 추악한 야합이었을 뿐이다. 합당 후에는 인민들의 검증 기간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선거 직전에 별의 별 명분을 내세우며 합당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