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논쟁에 주목하게 하는 힘

    을 보고 혹자는 '형제의 비극'을 본다. 그래서 한국 영화 가 떠올랐다고 한다.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그건 착각이다. 은 형제가 주인공이지만, 영화의 주된 메시지는 '형제'와는 무관하다. '형제'는 갈등 고조를 위한 영화적 요소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형과 동생에 대한 비극적인 드라마가 아니라, 영국 제국주의의 야만성과 아일랜드 독립투쟁에 대한 감독의 역사적 성찰을 담고 있는 무거운 영화이다. 이 영화에 담긴 감독 켄 로치의 성찰은 단순히 아일랜드 독립투쟁에 대한 거대하고 영웅적인 서사시를 그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켄 로치는 아일랜드 독립투쟁 과정에서 벌어지는 입장의 차이들에 주목한다. '형제의 비극'은 바로 입장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아일랜드 공화국 수립을 인정한 '런던협약'에 대한 입장의 차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