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정차

    그들이 사라졌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뭔가 이상했다. 날마다, 몇 년이고 왔다갔다 한 길인데 왜 이렇게 낯설지 했는데. 도로의 한 차선과 인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던 노점들이 모조리 사라진거다. 염주사거리 광주은행에서부터 소방서 가는 쪽으로 50여미터의 길에서 장사하던 사람들이 동시에 증발해버렸다. 연휴가 끝나자마자 무슨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늘 화난 듯한 표정이어서 저러면 장사 잘 안될텐데 걱정되던 야채장수 아저씨가 보이지 않는다. 왼쪽 무릎이 좋지 않아서인지 다리를 절뚝거리던 아저씨다. 어쩌면 화난 표정이 아니라 통증 때문에 인상을 찌푸린 것일지도 모르는 아저씨. 이동식 그릴 위에 소시지를 굽던 할머니와 배불뚝이 아저씨도 사라졌다. 이들은 모자지간이었다. 코딱지만 한 텃밭에서 힘겹게 경작했을 야채들을 인도 위에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