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맥주

    생맥주 한잔

    여느 때처럼 9시가 넘어서 학교를 나섰다. 늘 똑같은 길로 다니는 게 오늘은 갑자기 싫증이 났다. 그래서 집 앞까지 거의 도착해서 핸들을 돌렸다. 월드컵경기장으로 갔다. 그 곳 매점에서 캔맥주 하나 시원하게 마시고 싶었다. 그런데 캔맥주를 안 판다. 피처나 500cc 생맥주를 판단고 한다. 생맥주 500cc를 종이컵에 담아달라고 했다. 2천원을 냈다. 생각보다 비싸다. 매점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자리를 잡고 생맥주를 들이켰다. 시~원하다. 땀 흘린 후 생맥주 한잔. 이 정도로도 금새 기분 좋아진다.

    생맥주를 마시다 노무현의 '코드인사'를 떠올리다.

    두 고수님들을 앞에 두고 통닭 안주에 생맥주를 마셨다. 나는 노무현의 견해와 노선 대부분을 반대하는데, 딱 한가지 이해되는 것이 있다. '코드인사' 역시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있어야 유쾌하고 즐거운 법이니까! ㅎㅎㅎ 이래저래 좋은 소리 못 듣는데 주변에서 부리는 사람들이라도 코드가 맞아야 위안이 되지 않겠는가. 그냥 우스개다. '코드인사'의 정치적 셈법에 동의한다는 뜻은 아니니, 정색하진 말 것. 부담스럽게 앉아 있지 않아도 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도하거나, 끼어들 수도 있고, '부어라 마셔라'보다는 원하는 만큼 각자 알아서 마시는 나름대로 자율주의적 분위기도 좋다. 그런데 간혹 대화가 우울모드로 빠질 때도 있다. 워낙 삶의 성찰을 즐기는 분들이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