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어떤 '소녀시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 2008년 5월 10일 금남로. 운동권이 사라진(물론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무대차량과 음향시설 준비 같은 실무만 맡고, 진행과 내용은 시민들이 알아서 하는) 집회문화는 신선하다. 운동권 명망가나 '어른'들의 격렬하지만 지루한 연설이 없다. 대신 학생과 시민들이 발언을 위해 줄을 선다. 세련되고 선동적인 연설은 아니다. 무대로 올라온 학생들은 알아듣지도 못할 발음으로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댄다. 하지만 웃음과 환호는 가득하다. 말과 몸짓에 자유로움이 넘친다. 당당함과 진정성의 힘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 대신에 개사한 랩이 금남로의 흥을 돋운다. 자유발언에 나선 이들의 태반이 학생들이다. 특히 여학생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최루탄과 돌멩이가 난무해야 했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