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미리 우는 사람

    눈물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짐작했겠지만, 기쁨의 눈물과 슬픔의 눈물. 하지만 기쁨의 눈물에도 근원에는 진한 슬픔이 묻어 있다. 찬란한 기쁨을 맛보기 위해 겪어야 했던 모든 패배와 좌절, 실망, 괴로움, 번뇌, 희생, 상실, 불안 등이 없다면 기뻐서 흘리게 될 눈물은 없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가 흘리는 눈물에는 그저 기쁨만 있는 것이 아닌거다. 당연하게도. 로또 1등에 당첨되었다고 해서 기쁨의 눈물을 흘릴 사람은. 글쎄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모든 눈물에는 슬픔이 있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가장 가슴 찌릿찌릿하게 만드는 눈물은 미리 울어서 흘리는 눈물이다. 미리 우는 사람을 두번 본 적이 있다. 미리 울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백만분의 일만 헤아리더라도 가슴을 찌르는 송곳을 피할 길이 없다...

    침전

    너무 많은 말을 해버렸고, 너무 많은 말을 들어버렸다. 왜 입을 다물고, 귀를 막지 못했을까. 말은 기억된 것이 아니다. 칼로 새겨져 있다. 기억은 희미해지고 점차 잊혀지기도 한다. 새겨져 있는 것들은 어찌 할 도리가 없다. 이미 몸의 한 부분이니까. 모든 달아오른 것들은 이제 식어버리는 일만 남아 있다. 아, 어리석고 어리석은 마음이여!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묵묵히 '나의 길'을 가지 못했다. 슬픔을 획득하는 것. 앓아야 할 과정이다. 이제 무엇이 더 옳은 것이냐 하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애시당초 '올바른 삶'을 고민하며 고통스러워 할 필요가 없었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삶'이 아니라 '나의 길'이다. 진정 '나의 길'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올바른 삶'일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