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

    아톰의 교훈

    어렸을 적, 그러니까 1980년대 초반 무렵이나 됐을까.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의 일이다. 당시 우리 세대들 사이에서 아톰은 요즘 말로 하면 문화아이콘이었다. 웬만하게 사는 집 애들은 모두 아톰 장난감을 하나씩 갖고 있었다. 비교적 웬만하지 못했던 우리 집 살림 때문에 나는 녀석들을 부러워하기만 했다. 곱게 말해 부러웠지, radical하게 표현하자면 난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아톰 장난감을 갖고 싶은 욕망을 억압당해야 했다. 난 사실 이게 매우 불만이었다. 왜 저 녀석들은(특히 나보다 공부도 못하는 녀석들 말이다) 아톰 장난감을 가질 수 있는데 난 그럴 수 없을까? 물론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어린 아이의 정치의식으로는 내 욕망을 거세한 자본주의의 실체를 알아챌 순 없었다. 하지만 불만이 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