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린

    사랑은 실존적으로

    2007년 9월 9일 어쨌든, 사랑은 교훈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실존적으로 하는 거다. 어느 시에 그런 구절이 있었다. 서른 살이 넘으니 세상이 재상영관 같다고. 단 하나의 영화를 보고, 보고, 또 보는 것 같다고, 대체 우리는 어떻게 성숙해야 하는 것일까...... 선은 텅 비고 추상적이기만 하고, 일상은 자고 먹고 섹스하고 사냥하는 욕망의 습관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니. -전경린 소설 中에서- 사랑은 무언가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되어지는 것은 아닐지. 사랑은 어떠한 가치가 아니라, 그리 되는 삶의 형태는 아닐지. 분명한 것은 제도가 사랑을 책임져주지는 않는다는 것.

    세상을 가장 간단하게 가두는 방법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사는 것이 걱정되지 않아요?"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살기 때문에 안심이 되는걸. 당신 이런 이야기 알아요? 들판에 풀려 있는 양떼들을 가둘 울타리를 나무를 가장 적게 들이고 치는 방법." "......" "난 내 몸 둘레에 울타리를 치고 내가 바깥이 되기로 했어요. 구질구질한 세상을 가장 간단하게 가두는 방법은 나 자신이 바깥이 되는 거지. 아웃사이드의 철학이요." -전경린 소설 에서 미흔과 규의 대화- 영화 에서 '인규'는 별로 매력적인 캐릭터는 아니었다. 물론 이종원의 연기는 꽤 인상 깊었지만. 자유로운 듯 하면서도 불안정한 느낌을 주는, 바람끼가 다분한 듯 하면서도 외로운 느낌을 주는. 영화에서 '인규'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건 상대적인 이야기다. 소설에서 '규'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