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희망

    희망에 대해서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희망은 마냥 이야기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도 아니고, '절망 속에도 희망은 있다'는 식으로 쉽게 긍정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지독한 절망 상태라면 그것은 절망이지 '희망은 있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쇠로 만든 방'에 대한 루쉰의 이야기가 있다. 90년대 후반 무렵, 나는 그 이야기가 희망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그런데 10여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이해한 것 같다. 루쉰은 희망이 아니라 오히려 절망을 말했다. 분명히 그랬다. "가령 말이야. 쇠로 만든 방이 있다 치자구. 창문은 하나도 없고 부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야. 그 안에 많은 사람들이 깊이 잠들어 있는데, 머지 않아 모두 숨이 막혀 죽을 거야. 하지만 혼수 상태에서 죽어가는 거니까 죽음의 비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