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카

    조원종을 말하다

    1. 소심한 너무나 소심한 소년 어린 시절 친구와 그럴싸한(?) 주먹다짐을 해본 적이 없다. 두들겨 맞을 바에는 양보와 관용의 미덕을 보일 줄 아는 현명한 처사였다. 겁이 많아서 도둑질도 화끈하게 해내지 못했다. 어느날 담배심부름을 갔다가, 주인 아저씨가 없는 사이 초콜렛을 집어 주머니 속에 쏙 넣었다. 3초도 안되는 짧은 동안이었지만, 내 심장은 수십번 쿵쾅거린 것 같았다. 그러나 처음이자 마지막 '장물'인 초콜렛이 주머니 속에서 녹아버릴 때까지 먹을 엄두를 못냈다. 심장이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 숨도 제대로 못 쉰 소심한 소년의 첫 절도행각은 그렇게 끝이 났다. 한 소녀가 나를 몰래 좋아했다는 것을 빼면 별로 할말 없는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학교에 입학. 팔뚝의 굵기에 따라 서열이 만들어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