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반성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풀이하면 이렇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신영복 선생은 <나의 동양고전독법-강의>에서 "중요한 것은 '知'와 '好', '樂'의 차이를 규정하는 일이 아니"라고 했다. 지와 호와 낙을 통합된 체계 속에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낙의 의미는 새겨둘만 하다.
낙은 진리를 완전히 터득하여 내면화됨으로써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경지라고 했다.

나는 아직 '지'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지-호-낙이 무슨 단계적 발달론처럼 이전 단계가 충족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식은 아닐 것이다. 지-호-낙은 통합된 하나의 체계이니까.

임용시험 공부를 하다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아무리 시험을 위한 공부라고는 하지만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에서 그치지는 않는다는 것.
끊임없이 자신의 무지함을 깨우치며 반성하는 시간의 연속이다.

행동이 과잉인 사람은 대개 정신의 역량이 과부족인 경우가 많다.
교육학 따위는 몰라도 잘 가르칠 수 있다고 자신만만했던 오만함의 근거는 바로 정신의 빈곤이었다.
생활은 팍팍하지만 빈곤한 정신이 조금씩 채워지고 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