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계획

"도대체 써먹지도 않을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모르겠어요."

"학교 선생님들은 공부를 못한다. 평소 너희들이 보는 시험을 선생님들이 본다면 너희들 같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어른이 되면 공부를 못하게 된다. 그 이유는 너희들이 지금 하고 있는 입시 공부가 나중이 되면 다시는 쓸일이 없는 것들 뿐이기 때문이다. 입시 공부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고생해서 들어간 대학에서 배우는 공부는 훨씬 더 쓸모가 없다."

"그럼 공부를 안해도 된다는 건가요?"

"아니. 공부는 하는 게 좋다."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면 금새 까먹을 거 아니에요?"

"그렇지. 다만... '벌새의 물 한방울'이라는 이야기 아냐? 남아메리카 원주민 사이에서 전해지는 민담 같은 건데. 어느날 숲에 불이 났다. 숲 속 동물들은 앞다퉈 달아나기 시작했지. 하지만 자그마한 벌새만은 부리에 물 한방울을 머금고 와서 불이 난 곳에 붓기를 반복했다. 동물들은 그 모습을 보고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냐며 비웃었어.
벌새는 이렇게 답했다. '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야' 벌새는 숲에 난 불을 끌 수는 없을 것이다. 고작 1%의 불도 끌 수 없을지 몰라. 그렇다면 아무 것도 하지 말까? 내 생각은 아니다. 설사 99%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더라도, 1% 밖에 보상받지 못하더라도 온 힘을 다한 이에게 그 1%는 100%나 같지 않을까?
나도 예전에 너희들과 똑같은 의문을 가졌다. 시험공부는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지금은 딱 하나 생각하는 게 있다. 나에게 공부는 보물찾기를 위한 여행이 아니었을까 한다. 보물이 어디에 감춰져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보물을 찾아낼 때까지는 헛수고의 연속이지. 바다를 건너고 산을 넘어 길도 없는 곳을 걸어서 쓰레기를 찾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게 헛수고라고 여행을 포기하면 그걸로 끝이다. 바로 한발 앞에 보물이 묻혀 있을지도 모르는데 발견도 못한 채 끝나고 만다. 상상해봐라. 1%의 보물을 찾았을 때를 상상해봐. 99%의 헛된 노력 끝에 보물은 있다. 헛된 노력은 헛수고가 아닌거다. 내가 해줄 말은 여기까지다. 나머지는 너희들이 알아서 결정해라."

사쿠라이 센세는 이렇게 말했다.


학생은 교사에게 어떤 질문을 할까?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할까? 뭐 이런 고민들을 좀 정리해볼 생각이다. 내 생각도 정리해보고, 관련 자료들도 모아서 구조화를 하는 작업이다.
그러니까 교직생활을 하면서 겪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들을 되는대로 제기해보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정리해보는 그런 거다. 이걸 차곡차곡 모아서 나중에 매뉴얼처럼 구성해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ㅎㅎ
교직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냥 있을법한 상황들을 스스로 꾸며보는 거다. 학교나 청소년과 관련된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책 그런 것들만으로도 어느정도 개연성 있는 상황들은 커버될 듯 하다. 언론에 보도되는 학교 사건들도 소재가 될 것이고.

일단 시험에 합격부터 하라는 말이 당연히 나오겠지만, 내 인생이니까 내 맘이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