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굶는 애들 밥이나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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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굶는 애들 밥이나 주지"

10월 13일, 14일 초6, 중3, 고1 학생들은 일제고사를 본다.
196만명이 되는 학생들이 동시에 똑같은 시험문제를 풀게 된다. 책정된 예산은 117억원이나 된다.
내가 다니는 독서실 건물에도 학원이 있다. 간혹 학원 가는 아이들과 같이 엘리베이터를 탈 때가 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학원으로 빨려 들어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짠 하다. 한번은 엘리베이터 구석에 머리를 쳐박고 한숨만 푹푹 쉬고 있는 아이를 보고는 이유없이 미안해지기까지 하더라.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이 '졸라'라는 말을 너무 많이 쓴다고 눈살을 찌푸린다. 1층에서 아이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면 아이들이 3층에서 내릴 때까지 '졸라'라는 말을 졸라 많이 듣게 된다. 이해해야지. 세상이 아이들을 '졸라' 힘들게 하니까. 아이들도 사는 게 '졸라' 팍팍하니까. 니들이 고생이 많다.

작년 일제고사 답안지에 남겨진 명답!

시험지 여백에 인쇄된 '이 면은 여백입니다'를 이렇게 바꿔놓으셨네. 일제'고사' 이렇게 창의적인 아이들의 머리 속에 똑같은 것만 집어넣으려고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