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과 위로... 루시드 폴 4집 Les Misérables
music

연민과 위로... 루시드 폴 4집 Les Misérables

며칠 전 루시드 폴의 신보가 발매되었다. 4집 Les Misérables 이다.
이번 앨범에는 의미심장한 곡들이 많다. 1번 트랙 '평범한 사람'을 듣고 있으면 용산 사태의 참극을 떠올리게 된다. 모르겠다. 듣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루시드 폴이 정말로 용산 사태로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하며 곡을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가 직접 입을 열기 전까지는. 어쩌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는 곡일지도.
여하간 올해 억울하게 죽음으로 내몰린 이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레미제라블 part 1 & 2'는 5·18 당시 이름 없이 스러져간 남자와 남자는 다시 오지 않음을 믿을 수밖에 없는 여자의 가슴 아픈 사연을 담고 있다.
'고등어'는 또 어떤가? '돈이 없는 사람들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바다를 가르는 고등어는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라고 위로한다.
험한 세상 살아가는 힘없는 자들의 가련함과 고단함을 따뜻하게 품고 있는 이번 앨범은 차분하게 위로의 손을 내민다.

*오늘치 한겨레에 "'평범한 사람'은 용산 참사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기사가 나왔다. '역시' 하면서 한편으론 놀랍다. 가사에는 용산 참사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이 없다. 직접 연결지을만 한 은유가 쉽게 드러난다고 하기도 어렵다. 검색해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나는 "조금만 더 살고 싶어 올라갔던 길"이라는 구절에서 남일당 옥상 망루에 올라야 했던 그들을 연상할 수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용산 참사가 떠올랐고, 루시드 폴 역시 그것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하니, 노래 한곡으로 공감을 이룰 수 있다는 거 참으로 근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