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앨범에는 의미심장한 곡들이 많다. 1번 트랙 '평범한 사람'을 듣고 있으면 용산 사태의 참극을 떠올리게 된다. 모르겠다. 듣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루시드 폴이 정말로 용산 사태로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하며 곡을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가 직접 입을 열기 전까지는. 어쩌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는 곡일지도.
여하간 올해 억울하게 죽음으로 내몰린 이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레미제라블 part 1 & 2'는 5·18 당시 이름 없이 스러져간 남자와 남자는 다시 오지 않음을 믿을 수밖에 없는 여자의 가슴 아픈 사연을 담고 있다.
'고등어'는 또 어떤가? '돈이 없는 사람들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바다를 가르는 고등어는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라고 위로한다.
험한 세상 살아가는 힘없는 자들의 가련함과 고단함을 따뜻하게 품고 있는 이번 앨범은 차분하게 위로의 손을 내민다.
*오늘치 한겨레에 "'평범한 사람'은 용산 참사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기사가 나왔다. '역시' 하면서 한편으론 놀랍다. 가사에는 용산 참사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이 없다. 직접 연결지을만 한 은유가 쉽게 드러난다고 하기도 어렵다. 검색해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나는 "조금만 더 살고 싶어 올라갔던 길"이라는 구절에서 남일당 옥상 망루에 올라야 했던 그들을 연상할 수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용산 참사가 떠올랐고, 루시드 폴 역시 그것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하니, 노래 한곡으로 공감을 이룰 수 있다는 거 참으로 근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