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탓 말고 자기반성 좀!
opinion

남탓 말고 자기반성 좀!

한명숙 결국 안됬구나. 우리 편은 아니다만, 수고하셨수.

그나저나 서울 경기 둘다 져버리니까, 자칭 '민주개혁세력'들은 아주 정신줄을 놓는 것 같다. 지들이 준비 부족했고 인민들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자기반성은 없고, 희생양 찾기에 혈안이구나. 가장 손쉬운 희생양은 당연히 진보신당이고.

좀 말이나 되는 소리를 하면서 남탓 하면 속타는 심정이라도 이해해줄텐데. 이기면 노풍 탓이고, 지면 단일화 거부한 진보신당 탓이고. 세상 참 편하게 산다. 사퇴해준 경기도에서도 지니깐, 사퇴가 너무 늦었다고 지랄이네. 압권은 경기도에서 무더기로 쏟아진 무효표가 다 진보신당 때문이라고 남탓 하는 거. 무효표가 18만표가 넘게 나온 것 같은데, 경기도에서 진보신당 당원이 1천명 조금 넘는 것으로 안다. 그 넘 말대로 진보신당이 무효표 18만표를 만들어낼 능력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씨바.

단일화가 국민의 뜻이고, 그래서 단일화 거부한 진보신당은 국민은 아웃 오브 안중이고 지들끼리 독야청청하는 찌질이들이라고 욕하는 거 보면 어이가 없다. 누가 단일화가 국민의 뜻이라더냐. 명박의 지지율 50%는 어떻게 설명하려고? 50%는 딴나라 국민들이냐? 그냥 단일화가 최고의 또는 불가피한 전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진보정당 독자노선 지지하는 사람보다 훨씬 다수인 것일 뿐이다. 니네는 그 다수를 힘으로 약하고 가난한 진보신당을 구석에 몰아넣고 다구리 하고 있는 거고. 다수가 진리라면 명박도 진리이고, 소수 정당들은 싸그리 해산해야하냐?

그리고 단일화가 국민의 뜻이라고 믿는다면 말야. 한명숙한테도 따져라. 왜 노회찬한테 단일화 요구 안하고 국민의 뜻 외면했냐고. 한명숙 본인은 물론이고 민주당 캠프에서도 노회찬한테 단일화 요구한 적 단 한번도 없거든. 유시민은 물밑으로, 키보드로, 공식적으로 여러 차례 심상정에게 단일화 제안했지만, 한명숙 쪽에서는 한마디 말 없었다. 상대가 제안하지도 않는데 당원의 직접투표로 선출된 공직 후보이자 당 대표가 알아서 죽어야 하는거냐?

선거 졌으면 자기반성부터 해라. 니들 실력 부족이 문제라고. 진보신당한테 뭐라고 하는 것도 다 좋다. 니들 안타까운 심정이야 100점 만점에 90점은 준다. 근데 그 전에 니들 내부 반성부터 해야 하지 않겠냐. 단일화가 그렇게 중요했다면 정작 요구나 제안조차 안한 한명숙과 선거 책임자의 사과부터 받아내시라고. 민주당 경선에서 이계안 개무시하고 방송토론 거부한 것도 평가해야 하는 거 아니냐. 경선과정 자체만으로 야권 홍보의 기회잖아. 그 기회를 발로 차버린 거잖아. 당내 민주주의를 침해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까놓고 한명숙이 유시민과 그 지지자들이 심상정에게 했던 것처럼 남의 당에 월권행위까지 하면서 단일화 요구했다면 노회찬과 진보신당도 적잖이 흔들리긴 했을 거다. 물론 그래도 노회찬은 완주해야 했고 반드시 그랬을 거지만.
상대방 욕 하려면 자기 흠부터 살피는 게 사람의 도리 아니냐. 자기 잘못은 하나도 없고 남 욕만 하면, 연대와 연합의 진심은 도대체 어디서 찾아야 하는거냐?

나는 후보단일화를 포함한 연합이나 연정의 필요성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찬성하는 편이다. 이건 진보신당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근데 닥치고 죽으라고 하는 건 연합도 아니고 연대도 아니고, 그냥 패악질이다.

당분간 딴지일보도 끊어야겠다. 딴지스의 99%가 친노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딴지스의 균형감각과 유머를 믿었는데. 선거 전부터 맛탱이가 좀 가더니, 서울 경기 지니깐 여기도 별 다를 게 없는 정신병동이 되는군. 간혹 정상적 사고를 하는 딴지스도 있긴 하지만. 이건 뭐 쫌이라도 진보신당 편 들면 어김없이 마이너스 점수고, 진보신당 까고 자기들 자화자찬 하면 추천 팍팍 날려주는구나. 뭔 내용인지는 상관 없고 닥치고 진보신당 깐다. 딴지일보에 회원가입 안한 게 다행이다. 내 아이디라도 있었으면 날 새는 줄 모르고 전투를 벌이고 있었을 듯. ㅎㅎㅎ

속사포처럼 쏟아냈더니 방금 먹은 저녁밥이 다 꺼져버린 것 같네. 아깝다. ㅋ

하다못해 명박도 반성할 줄 안다. 물론 개구라 쌩지랄 쑈이긴 하지만. ㅋㅋ 우리 모두 반성하는 국민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