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도로, 이러지 말자구
bicycle

자전거도로, 이러지 말자구

최근 극락교에서부터 매월동 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 인근까지 자전거 도로가 신설됐다. 행안부가 국비지원해서 구간까지 정해준 사업이라는데. 그런데 그 구간은 자전거는커녕 보행자 찾아보기도 힘든 곳이다. 자동차들만 살벌한 속도로 달리는 구간이지, 자전거 탈만 한 곳이 아니다. 서구청은 '국가 시책인 저탄소 녹색성장에 적극 동참해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설했다고 주장(!)한다만. 한마디로 돈낭비다. 완전히 무용지물이란 말은 아니다만, '녹색성장'이니 'CO2 배출량 감축'이니 뻥치지는 말아야 한다구. 저 길로 자전거가(레저 말고 교통수단) 몇대나 다니겠냐. 18억원이나 썼다는데 와 정말 그럴 돈 있으면 밥 굶는 사람들 한끼라도 먹이는 데 쓰는 게 낫다.
자전거(전용)도로는 도심 한복판에, 자동차가 가장 많이 다니는 도로의 한 차선을 되찾아 오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자전거 다니기에 편한 길이 아니라, 자동차를 방해하지 않을 수 있는 길을 골라서 생색만 내는 자전거도로는 그냥 토건공사이지 '녹색'이 아니다.

극락교 쪽에서부터 자전거전용도로가 시작된다. 중앙선 그어놓은 건 잘한 일이다만, 사진 왼쪽에도 자전거도로가 있다. 결국 보도는 어디로? 그냥 보기에는 새길이라 좋아 보인다만, 자전거 타고 가다보면 그닥 평탄하지 않아서 승차감 좋지 않다. 차도는 자동차들이 다니면서 평탄화가 되지만, 자전거도로는 공사할 때 평탄화에 신경을 써야 한다. 울퉁불퉁 하니까 속도 내기도 힘들고, 몸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곧 감당해야 하고 그렇다.


횡단보도 옆에 자전거횡단도를 만들어 놓았다. 이것도 잘한 건 잘한 일.


제2순환도로의 한 차선에 만들어진 자전거전용도로. 차도로 내려온 것도 잘한 일. 근데 교차로 좀 전에서 다시 보도 위로 올라가더만. 자동차들에게 감히 민폐(?) 끼치면 안되니까.


이런 건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다. 자전거도로 위에 주차된 자동차도 있을거야 했는데, 정말 있다. 폰카화질이라 번호판 모자이크 처리가 필요 없군. ㅋ


차도에 바짝 붙어서 공기펌프와 자전거보관대를 설치해놨다. 뭐 나름 신경을 썼다만. 이 곳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 거의 없다구. 어쩌다 보이는 라이더들도 거의 운동삼아 타는 게 태반이고. 자전거보관대 위치는 캐안습이다. 누가 저렇게 차도 바짝 붙은 곳에 자전거 세워 두겠냐고. 하다못해 보도 안쪽에 만들어도 되겠구만.


그러니까 이런 걸 도심 번화가에다가 좀 하라구. 자동차들만 무섭게 날아다니는 곳에다가 뭐하는 짓이냐구. 개인적으론 종종 라이딩할 때 지나가는 곳이라 좋긴 하다만.

신설된 자전거도로 길이가 4.3km 정도 된다던데, 자전거 타고 가면서 자전거는 딱 1대를 봤을 뿐이고. 자전거도로에 주차된 자동차는 6대 봤다. 그냥 맘 편하게 자동차 주차장으로 쓰라고 하는 게 어떤지 진지하게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