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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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부모가 될 어느 부부를 위한 선물로 <비빔툰>을 샀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선물은 책으로 하는 편인데, 저렴한데다가, 교양 있는 척 폼도 좀 나고, 선물을 주게 된 이유와 관련된 의미도 부여되고, 여러모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선물 하기 전에 미리 읽어볼 수 있는 얕은 속셈도 부릴 수 있다.
<비빔툰>은 대학 시절 학생회실로 배달되는 한겨레를 꼬박꼬박 찾게 한 이유 중 하나였다. 솔직히 그때에는 '소시민적 삶'에 대한 치기어린 거부감도 없진 않았으나, 그냥 외면하기에는 너무 재미있었다. 다운이는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엽고 그랬다.
이번에 구입을 위해 인터넷 서점에 갔더니, 벌써 7권까지 나왔다. 다운이가 벌써 초등학교에 갔다니. 그나저나 이러다가 다운이가 청년이 되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정보통이 손주를 보는 시리즈까지 나올 기세다. ㅋ
여하간 오랜만에 <비빔툰>을 다시 보고 키득키득 웃고 있다.

이러고 있는데 방안에 귀뚜라미 한마리가 들어왔다. 까무잡잡한 놈이 방바닥에서 폴짝 폴짝 하길래 바퀴벌레인줄 알고, 보고 있던 <비빔툰>을 번쩍 들어올렸는데 보니까 귀뚜라미다. 밖으로 탈출시켜주려고 조용히 다가가 잡으려고 했는데, 이 놈이 폴짝 뛰어오르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책상 아래, 책장 사이 사이 뒤져봤는데 안 나온다. 걱정이다. 녀석의 생존이? 아니, 어디 숨어서 나 잠 못자게 울어댈까봐. ㅋ

만화가 최규석의 신간 <울기엔 좀 애매한>도 함께 샀다. 이건 나를 위한 선물. 아직 표지를 넘겨보지도 않았다. 맛있는 것일수록 뒀다 먹는 재미.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