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바보의 탄생
diary

딸바보의 탄생

레이의 탄생. 아직 이름이 없어서 태명으로 부르고 있다. S형이 결혼하는 것도 엄청 신기했던 기억이 나는데, 아빠가 되다니! 레이가 태어나면서 S형도 다시 태어난 것만 같다. 딸바보의 탄생. 딸 가진 세상 아빠들 다 그래도 S형만은 안그럴 줄 믿었다만. 안 그럴 것 같은 사람이 막상 더 심하다고, 세상에 이런 딸바보가 될줄이야. 보고 있으면 흐뭇하기 그지 없지만, 좀 웃기기도 하다. 형수님에게 수유등을 출산 선물로 드리고, S형이 원하는대로 사진 찍어줬다. S형이 원한 것은 바로 이것이었겠지, 하면서 군소리 없이 사진 찍어줬다. 귀찮아서 16-35mm 렌즈만 마운트해서 들고 갔는데, 85mm 하나 챙길걸 아쉽다.

난 아가의 발이 참 이쁘더라. 솔직히 내 자식이 아니라서 그런가 신생아 얼굴만 보고 이쁘다고 느낀 적 별로 없다. 물론 부모가 된 이들 앞에서 느낀대로 말하지는 않지만. 몇달 지나고 살도 포동포동 올라야 이쁘지. 하지만 발은 무조건 이쁘다. 세상 이쁘다. 칭칭 감긴 포대기를 풀어주니 발가락을 꼼지락 꼼지락 계속 움직인다. 저렇게 마구 움직이려고 하는데, 왜 포대기로 칭칭 감아놓는지 알 수 없다만. 뭐 이유가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