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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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필순

시사인 이번 호에 장필순 인터뷰가 실렸다. 가수보다는 '뮤지션'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사람. 무슨 몇단 고음으로 치고 올라가지도 않고 옥구슬 굴러가는 미성도 아니다. 오히려 허스키한 음색 때문에 어렸을 때 컴플렉스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노래는 마음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가끔 마음을 흔들고 끝내 눈시울을 뜨겁게 달궈놓기도 한다. 그는 노래 잘하는 가수는 아닐지 몰라도 음악이란 무엇인가를 소리 없이 차곡차곡 보여주는 뮤지션이라는 건 확실하다.

조만간 8집 정규앨범이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새 앨범이 기대되는 까닭은 바로 저 한 문장 때문이다. '더 단순해졌다' 복잡한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단순해지는 거다. 어떤 작업도 그렇고, 나의 마음도 그러하고, 어떤 이와의 관계도 그렇고, 그래서 인생사가 그러하다.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게 훨씬 힘든 일이고. 영화 '오이시맨'에서 술에 취한 정유미가 '살면서 단순한 게 좋아지는 때가 온다'고 그랬다. 당시에는 나이 들어가면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단순한 게 좋아지는 건 나이와는 크게 상관 없는 것 같다. 가끔은 복잡한 게 너무 힘드니까. 생각이 생각을 낳는 것이 몸서리 칠 정도로 답답하니까. 그러니까 결국에는 살아남기 위해 단순해지려고 할 때도 있다. 뭐 그런 생각이다. 나는 단순하게 살려고 애쓴다고 믿었지만, 돌이켜보면 단순하게 살기 위해 복잡한 생각과 행동들을 감내해왔던 것도 같다. 그게 후회스럽냐 하면 또 그건 아니다. 어찌 되었든 나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흠흠. 믿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