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

    2020년 약속

    무려 2020년에 실행할 약속을 저질렀다(?). 나중에 '술 먹고 한 말인데 뭘'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게 고작 생맥주 2잔 째에 다짐에 다짐을 했으니. 10년 후인데 못할 게 뭐냐 그런 심정으로 빼도 박도 못하게 여기에다 기록해둔다. 어쨌거나 요런 것도 재미나긴 하다. 10년 후라.... 아싸라삐야!

    자전거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을 '지구를 구하는 영웅'이라고 생각한다만, 내가 영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전거를 탐으로써 환경에 끼치는 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긴 하다만, '환경보호'는 내가 자전거를 타는 가장 큰 이유는 아니다. 자전거 타는 일이 그닥 재미도 없으면서 고생스럽기만 하다면 기를 쓰고 타지는 않을테니까. 활발한 전신운동과 스트레스 해소 덕분에 내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도 자전거를 타면 저절로 얻는 것이긴 하다만, 건강해지려고 자전거를 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자전거에 환장(?)하는 것도 아니다. 자전거를 타면 재미있다. 이게 가장 중요한 이유다. 자전거를 타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행복감을 만끽한다. 이반 일리히의 책 'En..

    자전거도로, 이러지 말자구

    최근 극락교에서부터 매월동 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 인근까지 자전거 도로가 신설됐다. 행안부가 국비지원해서 구간까지 정해준 사업이라는데. 그런데 그 구간은 자전거는커녕 보행자 찾아보기도 힘든 곳이다. 자동차들만 살벌한 속도로 달리는 구간이지, 자전거 탈만 한 곳이 아니다. 서구청은 '국가 시책인 저탄소 녹색성장에 적극 동참해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설했다고 주장(!)한다만. 한마디로 돈낭비다. 완전히 무용지물이란 말은 아니다만, '녹색성장'이니 'CO2 배출량 감축'이니 뻥치지는 말아야 한다구. 저 길로 자전거가(레저 말고 교통수단) 몇대나 다니겠냐. 18억원이나 썼다는데 와 정말 그럴 돈 있으면 밥 굶는 사람들 한끼라도 먹이는 데 쓰는 게 낫다. 자전거(전용)도로는 도심 한복판에, 자동차가 가장 ..

    김예슬

    '돈,돈,돈' 하거나 '그래도 현실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다르게 살면(또는 다르게 살아야) 행복할 수 있어'라고 명랑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든다는 거다. 그래서 올해 초에 일어난 '김예슬 선언'은 사적인 결단이면서 동시에 우리에게 어마어마한 화두를 던진 사건(?)이다. 행복은 어떤 조건을 가졌을 때보다는 어떤 것을 내던졌을 때, 어떤 것들과 결별하는 결단을 내렸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지 않겠냐는 물음을 김예슬은 던졌다.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김예슬'은 회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성폭력의 본질은 권력관계

    남자가 여자에게, 교사가 학생에게, 선배가 후배에게, 직장상사가 직원에게, 상관이 부하에게, 고참이 쫄병에게, 교사가 교생에게, 남자애인이 여자애인에게, 정치인이 연예인에게, 남편이 아내에게, 어른이 아이에게, 사장이 알바생에게, 군인이 민간인에게 저지르는 것이 성폭력이다. 그 반대의 경우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성폭력의 본질은 '성욕'이 아니라 권력관계 아래 벌어지는 '폭력'이기 때문이다. '참을 수 없는'(?) 성욕 때문에 성폭력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자신보다 약자이기 때문에(보복이나 처벌을 당할 가능성이 낮다고 믿기 때문에) 성폭력은 저질러질 수 있는 것이다. 성욕은 성폭력의 의도를 품게 만들 수는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데 결정적이지는 않다. 남자 신입사원이 여자부장에게 성욕을 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