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존경

    #1 나는 김대중을 찍지 않았다 1997년 12월 18일, 한국의 15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날이다. 그 때 나는 대한민국 육군 일등병 신세. 군인들은 선거날 전에 부재자 투표를 한다. 어느날 오후 중대 막사에는 행정병과 경계근무병 등 최소한의 인원만이 남아 있었다. 다들 부재자 투표하러 버스 타고 떠났다. 나는 행정병도 아니었고, 경계근무도 없었는데 그 버스에 타지 못했다. 선거권이 없었다.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기 때문. 생애 처음으로 대통령 후보에게 표를 던질 수도 있었던 날, 나는 그렇게 고참 하나 없는 내무반에서 홀로 왕고처럼 삐댔다. 그런데 만약 내가 선거권을 박탈당하지 않았다면, 김대중을 찍었을까? 아니다. 나는 국민승리21이라는 좀 뜨악한 이름을 달고 나온 권영길 후보에게 내 생애 첫 투표를 ..

    유감스러운 현수막

    지난 10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전남대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전남대를 방문했다. 그 때 걸었을 현수막이 아직도 관현로를 거의 도배하고 있다. (사진에는 없지만 정문부터 인도 양쪽으로 현수막이 줄지어 걸려 있다.) 지난 현수막을 일주일이 다 되도록 철거하지 않은 것을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김대중 선생님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저 문구는 무척 유감스럽다. 남북관계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물론 있다. 그리고 역대 한국의 전직 대통령 중에서 그나마 나은 인물이라는 것도 분명하다. (학살자를 전직 대통령으로 두고 있는 한국이 아닌가!) 하지만 저 현수막의 문구는 좀 '오바'라고 본다. 일단 '선생님'이라는 호칭부터 문제가 많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