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덕분입니다

    아침에 눈 뜨자 마자, 베란다로 나가서 바깥 상황을 살폈다. 아 많이도 쌓였다. 이른 새벽부터 경비 아저씨가 수고하신 덕분에 이미 염화칼슘이 뿌려져 있다. 모르고(또는 모른척) 살아서 그렇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동하는 사람들 덕을 우리는 보고 산다. 경비 아저씨들에게 머슴 부리 듯 갑질하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관리비 몇천원 늘어나는 게 아까워서 남의 생계를 끊는 일도 서슴지 않는 그런 세상 역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긴 하다만. 최저임금이란 게 노동을 시키고 이 돈보다 더 적게 주면 안된다는 취지인데, 어떤 사람들은 노동 시키고 이 돈만 줘도 된다고 받아들인다.그건 그렇고, 우리는 노동자를 자기 먹고 살려고 돈 받고 일하는 사람으로 쉽게 생각해버린다. 그러니까 다 자기를 위해서 일하는 거니까, 감사할..

    '노동'을 말하지 않는 사회

    이마트의 '피자'에 이어서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이 논란이 되었다. 롯데마트가 판매중단하기로 해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만, 영 씁쓸하다.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의 과잉가격도 욕 먹고, '통큰치킨' 덕분에 가격경쟁 되면 더 싼값에 치킨 사먹을 수 있는 거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대기업이 영세상인들 돈벌이까지 집어삼키는 파렴치도 욕 먹고. 파격적인 가격의 치킨을 미끼삼아 소비자를 마트로 끌어들이여는 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다 좋은데, '가격'에만 논점이 집중되는 모양새라 아쉽다. 자본주의의 경제학에서는 시장에서 합리적 가격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만, 살아 숨쉬는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진 않다. 원자재 비용을 낮춰서 가격경쟁력을 올리기도 하겠다만, 피 토하는 가격경쟁의 현실에서 자본은 결국 노동자의 저임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