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군축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땅을 밟았다. 기대만큼 스펙터클은 없었지만,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는 이벤트도 나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의 평양 도착 성명 전문을 보면 '평화'라는 단어가 네 번 나온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입니다." 지당한 말이다. 대개 원론적인 말은 다 옳은 것들이다. 문제는 방법이다. 평화를 위한 가장 훌륭한 방법 중 하나는 '군축'이다. 군사력 증강으로 유지되는 평화는 위태로울 뿐만 아니라 정의롭지도 않다. 이것은 어떠한 관점이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에 가까운 말이다. 'Pax Romana'와 'Pax Britanica', 'Pax Americana'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Pax'는 대개 정복자의, 정복자를 위한, 정복자에 의한 평화이다. 지배..

    "폭발적 지지와 급격한 추락"

    노무현 정부의 실패. 아직 그의 임기는 1년 넘게 남았지만, 남은 임기 동안 '실패'를 뒤집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내가 지지하지 않은 정부이지만, 노무현 정부의 실패는 분명한 불행이다. 실패의 짐은 고스란히 인민의 몫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른바 '개혁세력'(일단 그들의 진짜 정체와 능력은 논외로 하고 일반 대중이 그렇게 인식하는)의 실패는 인민의 개혁 희망에 상처를 주고, 보수화로 회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불행이다. "폭발적 지지와 급격한 추락". 최장집 교수의 책 에서 나오는 말이다. 노무현 정부의 탄생과 현재의 몰락을 가장 적절히 표현한, 그리고 나름 객관을 유지하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한 말이다. 최장집 교수에 따르면 이 말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기술과 국가를 운영하고 개혁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