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담 못하는 이야기

    백수 : "성수야, 넌 니 딸 돌잔치 때 난 왜 뺐냐?" 성수 : "난 현규한테 연락 다 돌리라고 했는데 연락 안갔어?" A : "야, 백수한테 전화해가지고 뭐 떡값 나오냐? 그냥 넘어가는거지." B : "평소에 친구들하고 연락을 해. 나야 뭐 연락받고 간 지 알아? 알아서 찾아갔지." 백수 : "그래... 백수는 찌그러져 살아야지..." 성수 : "그러지 마. 한잔 해라." B : "무슨 속상한 일 있냐? 왜 표정이 안 좋아?" 백수 : "니네 사는 꼴 보니까 배가 아프다. 배가 아파." 백수 : "야, 너 이번에 얼마 까였다고?" B : "뭐? 주식?" A : "야야. 주식 이야기 그만 해. 이야길 하지마." B : "마음이 아프다. 마음이 아파." A : "현규가 돈 좀 번 것 같더라. 너 이번에 ..

    당신은 얼마짜리입니까?

    "이거 얼마짜리냐?" 한국 사회는 '얼마짜리냐'는 질문에 무척 익숙하다. 나는 일상에서 그 질문을 많이 겪는다. 내가 어떤 새로운 물건을 갖고 있을 때 사람들은 묻는다. "그거 얼마야?" 대부분 이것이 첫 질문이다. 첫 질문이 아닌 무척 드문 경우에도 결국엔 이 질문이 빠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건 뭐가 좋냐', '네 마음에 드냐', '이걸로 뭘 하고 싶냐' 등과 같은 좀더 인간적인 질문을 우리는 왜 잊어버린걸까?(나는 그걸 잊어버렸거나 빼앗겼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자리를 '얼마짜리냐'는 궁금증이 차지했다고 믿는다.) 물론 '얼마짜리냐'고 묻는 사람들이 특별히 돈을 밝힌다거나, 황금만능주의에 빠진 사람들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묻는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그거다.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