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

    성인이 된 남자가 싫다

    영화 에서 재섭은 소희에게 독백처럼 이런 말을 한다. "나는 성인이 된 여자가 싫어. 남자도." 나는 성인이 된 남자가 싫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보면 좁은 길에서 보행자 여럿이 길을 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전거가 가까이 다가가면 모두 뒤를 돌아본다. 경험상, 이 때 몇 가지 유형의 장면이 펼쳐진다. #1. 그들이 모두 여성일 경우 : 95% 이상 즉시 길을 터준다. #2. 그들이 모두 남성일 경우 : 반반이다. #3. 남성과 여성이 섞여 있을 경우 : 여성들은 옆으로 피한다. 남성들은 뒤를 흘깃 쳐다보고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제 갈길 간다. 와우! 남자답다(?). 자전거가 지나갈 수 없음을 인지한 여성이 그 남성을 옆으로 끌어당긴다. #4. 남녀 커플일 경우 : 반반이다. 남성이 여성을 보호하..

    <버스, 정류장>의 재발견

    루시드 폴의 음악을 듣다가, 문득 다시 보고 싶어졌다. . 처음 본 게 4년전인가. 가물가물하다. 잔잔한 멜로물로만 기억에 남아 있던 영화. 완전한 재발견이다. 다시 보지 않았다면 천추의 한으로 남았을 만큼. '재섭'의 나이 서른둘. 지금 나와 같다. 감정이입이 제대로다. 완전 몰입했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소름이 끼친다. '재섭'의 감정선을 따라가다보면, 왠지 나를 보는 것 같다. 마음이 시큼하다. 이건 단순한 멜로드라마가 아니다. 상처입은 영혼에 대한 담담한 스토리다. 참고로, '재섭'이 일하는 학원의 학생으로 윤진서가 출연한다. 이것도 재발견. 소름 끼치는(?) 대사를 받아 적었다. 김준호 : "말 좀 해라 짜샤. 오랜만에 나와서 가만히 있냐. 재미없게." 김재섭 : "니네 얘기 재미있게 듣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