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덕분입니다

    아침에 눈 뜨자 마자, 베란다로 나가서 바깥 상황을 살폈다. 아 많이도 쌓였다. 이른 새벽부터 경비 아저씨가 수고하신 덕분에 이미 염화칼슘이 뿌려져 있다. 모르고(또는 모른척) 살아서 그렇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동하는 사람들 덕을 우리는 보고 산다. 경비 아저씨들에게 머슴 부리 듯 갑질하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관리비 몇천원 늘어나는 게 아까워서 남의 생계를 끊는 일도 서슴지 않는 그런 세상 역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긴 하다만. 최저임금이란 게 노동을 시키고 이 돈보다 더 적게 주면 안된다는 취지인데, 어떤 사람들은 노동 시키고 이 돈만 줘도 된다고 받아들인다.그건 그렇고, 우리는 노동자를 자기 먹고 살려고 돈 받고 일하는 사람으로 쉽게 생각해버린다. 그러니까 다 자기를 위해서 일하는 거니까, 감사할..

    知란 무엇인가?

    2007년 6월 16일 공자 왈, "仁이란 愛人이다" 그리고 "知란 知人이다" 물론 공자는 질문하는 자와 그 상황에 따라서 인과 지에 대해서 다른 답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공통되는 것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그 중심에 있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그래서 무지(無知)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을 뜻하게 된다. 경쟁이 삶의 원리가 되고, 사회운영의 논리가 된다는 것은 결국, 무지한 개인과 무지한 사회를 양산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일 것이다. 이러한 원리와 논리를 아는 것이 '지식'으로 대접받는다. 타인에 대한 이해가 배척당하는 것, 이것을 사회는 '효율'이라고 부른다. 무지가 知로, 진실한 知가 어리석음으로 둔갑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사회이다. 그런 점에서 '어리석음..

    반성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풀이하면 이렇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신영복 선생은 에서 "중요한 것은 '知'와 '好', '樂'의 차이를 규정하는 일이 아니"라고 했다. 지와 호와 낙을 통합된 체계 속에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낙의 의미는 새겨둘만 하다. 낙은 진리를 완전히 터득하여 내면화됨으로써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경지라고 했다. 나는 아직 '지'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지-호-낙이 무슨 단계적 발달론처럼 이전 단계가 충족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식은 아닐 것이다. 지-호-낙은 통합된 하나의 체계이니까. 임용시험 공부를 하다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아무리 시험을 위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