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

    공동정범 : 불편하더라도 또다른 진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화재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의 사망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솔직히 궁금한 게 많았다. 2009년 1월 20일 이후 '용산'을 생각할 때면 '진실'에 대한 궁금증은 어김없이 떠올랐다. 그런데 이런 궁금증들이 풀린다고 진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다큐영화 '공동정범'은 진실의 또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용산 참사의 공동정범으로 유죄를 선고받고 징역살이를 하고 출소한 생존자 5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공동정범'은 첫번째 이야기 격인 '두 개의 문'과는 다른 결을 갖고 있다. '두 개의 문'이 다양한 증거와 증언을 토대로 참사의 실체를 들여다보려고 했다면, '공동정범'은 사람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당시 용산 남일당 건물에 있던 사람들은 용산 철거민만 있었던 ..

    참사 2

    2009년 1월 20일.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한 참혹한 일이 일어났다. 사람들은 '참사'라고 했다. 6명이 생목숨을 잃었고, 매년 이 즈음 사람들은 용산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한다. 9년째다. 9년 동안 무엇이 해결되었고, 무엇이 달라졌는가. 재개발사업은 '도시재생사업'으로, '뉴타운'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강제철거와 약탈식 재개발은 별로 달라진 것 같지 않다. '돈이면 다 된다'는 신화와 가난한 사람의 터전을 짓밟고 뻗어 올라가는 건물을 부럽게 바라보는 세태는 오히려 더 견고해지지 않았는가. 당시 진압작전의 책임자였던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일본 오사카 총영사와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했고 드디어(!)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아 20대 국회의원(자유한국당)이 되었다. 지난 9년간 이명박근혜 정..

    판사님들 욕한 건 아니고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는 검찰의 기소 내용을 모두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동영상 체증 자료와 경찰 특공대의 증언에 따르면 철거민 농성자들이 망루 4층에서 3층 계단 쪽으로 화염병을 던졌다고 판단된다"며 발화 원인을 화염병 투척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록 경찰 특공대원들의 증언이 엇갈리지만 이는 당시 망루 내 상황이 비좁았던 점, 소화기 분말 가루가 자욱했던 점, 상황이 긴박했던 점에 비추어 일치되지 않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며 망루 내에서 화염병을 보았다는 경찰 진술에 무게를 실었다. 재판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경찰특공대 중 1차 진압 당시 화염병을 봤다고 진술한 이는 있었지만, 2차 진압 작전에서 화염병을 봤다고 진술한 대원은 없었다. 재판부는 "비록 농성자 중 누가 화염병을 던졌는지는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