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

    일독을 권함

    이거나 한번 읽어보심이... 이거 정말 대단한 글이다. 올해 읽은 글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평소 좋아하는 우석훈인데, 이번 글은 정말 대박이다. 어려운 용어 하나 없이, 미사여구로 멋부리지도 않고, 학자스러운 폼도 전혀 잡지 않고. 글 제대로 썼다. 회사에 들어가 승진을 하고 월급이 오르고, 소형차 타다가 중형차를 몰게 되고, 자기 소유의 아파트 평수가 커지고. 이런 식으로 자기 삶의 행복을 발견하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그건 모르겠고. 그러한 삶의 방식을 가질 수 있는 자는 소수가 된 건 분명하다. 다수에게는 선택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불행한 건 그 다수들이 소수가 되기 위해 피똥을 싸고 있다는 거고. 그게 한국 사회의 이데올로기가 되어버렸다는 것이고. 단계를 밟고 올라가는 게 인생..

    목수정의 새 책

    목수정의 새 책이 나왔다. 진보운동 한다는 일부 사람들에게조차 '싸가지 없는 여자'로 '찍힌' 목수정이 나는 좋다. 일반인들에게는 '정명훈 사건'으로 '무례하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유명해지기도 했고. 싸워야 할 때 싸우고, 소리쳐야 할 때 소리치고, 떠나야 할 때 떠나고, 무엇보다 '삶을 즐길 줄 모르면 좌파가 아니고, 하면서 신나지 않으면 운동이 아니다'라는 신념은 그녀의 '싸가지 없음'을 더욱 빛나게 한다. 민주노동당 시절 목수정이 문화정책 담당 연구원을 할 때, 언젠가 진보정당이 집권을 하게 되면 그녀가 문화부 장관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예전에 '학교에서 사랑학을 가르쳐야 한다'는 그녀의 주장을 처음 보았을 때에는 목수정을 교육부 장관으로! 하기도 했다만. 어쨌거나 그녀에게 관..

    믿는 구석

    자유롭게 남다른 선택을 하며 사는 사람들을 나는 좋아한다. 사회 또는 가족이 정해주거나 강요하는 삶의 방식을 거부하고 '자기의 삶'을 사는 사람들. 그들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고생(?)을 자처하면서도 불행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다른 선택은 '고생'과 갈등을 운명처럼 업고 다니기 마련이다. '정상적인' 루트를 벗어난 삶에는 거의 궁핍과 가난이 따라 붙는다. 물론 이것은 개인의 탓이라기보다는 사회적 현상에 가깝다. 사회는 남다르게 사는 이들을 용납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모든 실존적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선택한 삶의 방식에 떳떳할 수 있다는 것은 보통의 의지로 되는 일이 아니다. 여기까지는 그럴 듯 하고 올바르기까지 한 스토리다. 그런데, 알고 보니 '믿는 구석'이 있는 사람이었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