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난실

    저질 선거

    1. 언제쯤에나 제대로 된 선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가득하다. 북풍, 노풍, 역풍. 풍풍풍. 무슨 아라한장풍대작전도 아니고. 저기서도 바람, 여기서도 바람. 바람만 불어대는 저질 선거다. 뭐 모든 바람이 나쁜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 북풍 따위는 고약한 냄새 풍기는 더러운 바람이라는 건 명약관화한 것이고, 노풍은 이해되는 면도 있다. 그래도 바람을 전면에 내세워 선거를 치르겠다는 건 좀 얕은 수이고, 정치발전이나 인민의 이익과는 꽤 거리가 멀다. 바람이 불면 정책과 공약이 설 곳은 사라진다. 더군다나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대리전이 되어야 하는 건 씁쓸한 일이다. 하긴 선거 역사상 모든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의 대리전이었다. 재보궐 선거마저 아무개 정권의 심판, 중간평가 따위 논리로 평정되다시피 했으니...

    광주-윤난실, 부산-김석준, 서울-노회찬, 경기도-심상정

    살면서 꼭 한번은 가봐야 하지 않을까 싶은 곳 중에 법정이 있다.(피고인이나 검사, 변호사로 말고 그냥 방청객으로) 그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풍경들을 차분히 보고 있으면 고단한 삶과 그마저도 긍정하고 살아가는 징한 의지력이 느껴져서 마음이 짠해지고, 겸허해지기도 하고. 뭐 복잡한 감정과 생각들을 갖게 된다. 비슷한 이유로 시내버스 첫차도 살면서 꼭 한번은 타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타보면 안다. 노회찬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새벽 4시 시내버스 첫차에 타는 사람들(강북에 살면서 강남 빌딩을 청소해야 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이야기하는 거 꽤 의미 있는 일이다. 노회찬은 지금까지 투명인간이어야 했던 그들을 복원하겠다고 했다. 이게 단순히 그들의 임금을 올리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일을 뜻하는 건 아닐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