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변산 : 어찌할 수 없음에 대하여

    나는 배우보다는 감독을 보고 영화를 선택하는 편이다. 어떤 감독들의 영화는 개봉을 기다리고, 꼭 챙겨서 본다. 그런 감독들 중 한명이 이준익 감독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감독 중에서 어쩌면 가장 대중적이고 가장 쉬운(?) 영화를 만드는 것 같다. 감히 내맘대로 인간성을 평가한다면, 이준익 감독은 정말 인간적인 사람일 것 같다. 내가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까닭은 영화의 밑바닥에서 조차 잃지 않는 휴머니티일지도 모른다. 나 보다는 나 뭐 이런 영화가 인간 이준익과 가장 가까운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겁나게 웃기다가 울컥하게 만들고, 급기야 눈물을 흘리게 하고 결국엔 '그래,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라는 생각에 안도하게 만든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거, 이준익 감독 영화의..

    인생의 좋은 자세 '아님 말고'

    고만고만한 또래의 젊은 남자들이 징집당해 모이고, 먼저 온 순서대로 서열이 정해지며, 서열이 높을수록 어줍잖은 권력을 쥐고 아래 서열에게 뭐든지 할 수 있게 되는 바로 그곳. 현대성은 고사하고 근대의 합리성조차 들어오기 전에 모조리 반납했어야 했어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곳. 거기서 나는 성선설을 선택했다. 물론 맹자의 성선설 같은 동양철학을 고민한 결과는 아니고. 저들은 원래 착한 사람들인데 군대라는 특수조직이 악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거라고 믿기로 했다는 거다. 맹자의 비유대로 물은 원래 아래로 떨어지는 본성을 갖고 있는데 외부의 힘에 의해 산위로 거슬로 올라가기도 한다. 그러니까 '외부의 힘'을 선한 것으로 바꿔놓으면 원래대로 선한 사람들이 될 것이라는 나름대로 논리적인 전개.라고 하지만 중2 수준의..

    6년 후, 다시

    - 순번 : 41 - 제목 : 소주 한잔 걸친 밤에.. - 작성 : 조원종 - 일자 : 2003-08-23 00:32:43 - 카운트 : 42 - 본문 : 흠.. 회사에서 모종의 작전을 펼치려다 예기치 않은 장애물 때문에 작전시행을 내일로 연기하고 내 독립공간으로 기어 들어왔다. 저녁 식사를 하고, 노트북 토닥거리다 소주 한잔 생각나서 모 선배에게 수작을 부렸다. 내 수작에 '얼씨구나' 하고 고의로(?) 넘어온 모 선배와 만나 포장마차에서 닭갈비에 소주 2병 비우고 들어왔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직장생활이란 게 엿 같은 이유 중 하나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과 갈수록 멀어져 가게 하는 시스템이란 것. 세상에 자신의 밥벌이와 이상을 일치시키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개인의 이상과 근접한 밥벌이를 제공..